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부산시 해운대구 중동 '해운대 엘시티 더샵'의 전용 185㎡(약 75평)에서 지난달 43억5000만원(46층)에 거래가 나왔다. 올해 부산에서 거래된 최고가 아파트가 됐다. 이전까지 최고가격은 우동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로 전용 210㎡(약 92평)였다. 지난 2월 35억원에 거래됐다.
엘시티는 같은 면적이 지난해 9월(60층) 35억원에 거래됐다. 이번에 나온 최고가는 더 낮은 층임에도 8억원이 넘게 상승해 거래됐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40억원이 넘게 거래됐다는 소문은 거래 직후부터 나서 알고 있었다"며 "해운대 일대의 대형이나 펜트하우스들의 거래가 예년에 비해서는 늘어난 편이다"라고 말했다.
수영구 남천동 B공인중개사는 "연초에는 다소 주춤한 분위기도 있었지만, 4월부터 매수세가 급격히 붙더니 매물들도 쏙 들어갔다"며 "신규 공급이 안되는데다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아파트는 집 찾는 사람이 더 늘었다"고 말했다.
우동 해운대아이파크의 경우 1631가구에 달하지만, 나와있는 매물은 20여개에 불과하다. 전·월세 매물도 거의 없다. 전용 82㎡(약 36평)이 이달들어 9억8000만원(36층)에 거래됐다. 작년 11월에 41층이 10억4000만원에 거래됐다가, 올해들어 8억원대까지 떨어졌지만, 다시 10억원 턱밑까지 올라왔다.
수요는 넘치는데 나와있는 매물이 적다보니 그나마 시장에 있는 분양권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부산진구 연지동 '래미안 어반파크'(2616가구)의 분양권은 지난달 9억2193만원에 매매됐다. 2019년 분양당시 5억원대에 팔렸던 아파트다. 분양 2년 새 웃돈이 4억원가량 붙으면서 두 배 가까이 가격이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부산시장이 '옥석 가리기'에 들어갔다며 대기수요는 많다고 분석했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100가구도 안돼는 소형단지거나 외곽에서 공급되다보니 미달로 나타난 것 같다"며 "브랜드 아파트 대단지가 공급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연말까지 부산에 예정된 재개발·재건축 분양물량은 9개 단지, 총 1만1965가구로 나타났다. 이 중 조합원분을 제외한 일반분양은 6020가구다. 지역별 일반분양은 △동래구 2819가구 △부산진구 1788가구 △수영구 571가구 △해운대구 541가구 △북구 157가구 △남구 114가구 등 순이다. 온천4구역을 재개발하는 '래미안 포레스티지'를 비롯해 초읍2구역 재개발인 ‘초읍 하늘채 포레스원’, 덕천2구역을 재건축하는 ‘한화 포레나 부산덕천 2차’ 등이 주요 단지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올해 부산 부동산시장은 정부 규제 등의 영향으로 관망세를 보이는 듯하다가 ‘똘똘한 한 채’ 쏠림 등 분양시장의 옥석 가리기가 나타나고 있다"며 "신규로 공급할 땅이 부족한 원도심의 희소성이 높은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청약 수요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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